저의 반려묘의 분리불안 그리고 오버 그루밍 (and 스트레스)이라는 문제 행동 교정 노하우를 공유해 드리고자 포스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부디 힘든 시기를 겪고 계신 초보 보호자님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방법만 읽고 싶으신 분들은 「고양이 오버 그루밍 & 분리불안 극복 - 2」 포스팅으로 바로 넘어가 주세요.

 

저의 반려묘는 유기묘 보호소에서 데려온 아이입니다.

18년 3월 2일에 3살로 추정되는 여자아이를 데려왔습니다. 첫 반려동물이라 데려올지 말지 고민하던 일주일 사이에 아이가 보호소 내에서 감기에 걸려 집으로 데려오자마자 알약을 강제로 급여하게 되면서 아이와는 하루 만에 유대·신뢰 관계가 깨졌습니다.

감기도 감기였지만 아이가 오자마자 머리, 귀, 목, 얼굴을 긁어 식이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6월 중순까지 3개월 간 가수분해 건사료를 급여하였으나 긁는 증상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조치로 먹고 있던 엘라이신 영양제, 오메가 3 알약을 중단하였습니다. 그리고 바로 긁는 증상은 사라졌습니다. 추정컨대, 오메가3 알약을 강제급여하는 것을 아이가 매우 싫어했는데  스트레스 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하루 만에(첫날은 사이가 몹시 좋았습니다) 유대·신뢰 관계가 깨지면서 아이가 저를 따르기는 하나 첫날만큼 좋아해 준다는 느낌은 못 받았습니다. 게다가 식이알레르기 등으로 몸이 간지럽고 넥카라를 항상 착용했으며 긁을 만큼 스트레스가 있었으니 잠도 푹 자지 못했고 힘든 3개월이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아이의 심기가 불편한 상태에서 저는 타지에 있는 본가에 종종 가게 되었고 짧아도 한나절, 길면 1박2일을 아이 혼자 두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아이에게는 분리불안증이라는 문제행동이 생기게 되었고 저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집을 비우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해결책이 아니었고 오히려 악화시키는 길이었습니다.

 

그리고 6월 중순, 금요일엔 본가에 토·일요일엔 궁디팡팡캣페스타에 다녀와서 월요일엔 피곤하여 하루 종일 잠만 잤습니다. 아이는 4일간 저를 기다리며 혼자 심심하게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바보 같은 집사는 박람회에서 아이를 위해 이것저것 사 왔으니 나는 하루 종일 피곤을 풀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온종일 자고 나서 사온 장난감 등으로 함께 시간을 보내야지 하며 뿌듯해했습니다.

그리고 그다음날인 화요일에 아이는 오버 그루밍을 시작했습니다.

<오버 그루밍. 고양이의 습성 중 하나인 그루밍(혀로 털을 핥아 정돈하고 적으로 부터 냄새를 감추는 행위)을 과하게 하여 털이 빠지고 피부에 상처가 나는 것이라고 저는 설명드립니다.>

 

 

 

 

 

 

 

 

저희 아이는 특정 부위(복부)를 오버 그루밍 하였습니다. 사진의 빨개진 부분.

그때는 병원에서 스테로이드 연고를 처방받아 발라주고 넥카라를 착용하여 못 핥게 해줘서 오버그루밍이라는 문제행동을 교정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궁디팡팡캣페스타에서 아이가 즐길만한 이것저것을 사와 함께 놀이 시간을 보냈기에 운 좋게 이겨낼 수 있었던 것 아닌가 합니다.

그렇게 비교적 쉽게(?) 오버 그루밍을 극복했던 저는 방심을 하고 놀이를 게을리하며 외출을 하였으며 또 고양이 박람회에 가게 됩니다. (바보 같은..) 그렇게 아이는 박람회에 다녀온 저를 보며 보란 듯이 오버 그루밍을 시작했습니다.

 

 

 

 

 

다신 오버그루밍이란 없겠지 하고 열심히 그루밍하네 라며 방심한 사이

털이 다 빠져버렸습니다. 정말 형편없는 엄마였어요.

 

 

얘기를 하면 알아들을 것 같아 간절한 마음을 담아 혼내보기도 하고..

저처럼 혼내지 마세요. 아이 스트레스만 더 커질 뿐 도움 안 되는 행위인 것 같습니다. T. T

 

 

 

이번엔 지난 6월과 다르게 넥카라 너머로 격하게 그루밍을하여 환묘복까지 주문하였습니다.

그러나 환묘복은 아이의 몸에 딱 맞지 않았고 그래서 화장실에 가면 소변을 묻혀왔습니다.

 

 

 

고양이 반려하시는 분들과 머리를 짜내 배에 붕대를 감기로 해봅니다.

개도 아니고 유연한 고양이 특성상 붕대가 감길리 없습니다.

결국 아이는 화가 났고 저와는 점점 더 멀어져만 갔습니다.

 

 

다시 환묘복으로 돌아오고자 리폼을 하기 위해 입혔다 벗겼다 하니

아이가 화가 많이 났습니다.

우리 사이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 같습니다.

4개월 간 정말 많이 힘들었습니다. 아이는 왜 모자란 저에게 와서 이렇게 스트레스받아야 하고

저 역시 아이를 힘들게 하여 행복하지 못하고 스스로가 스트레스가 극심해

아이를 데려오지 않았던 시절까지 생각하던 때였습니다.

그러나 가족을 포기할 순 없었습니다.

 

 

환묘복을 입히고 못 핥게 하면서부터 털이 조금씩 올라왔습니다.

 

 

병원에 가니 선생님께서는 물이나 소독제를 화장솜 등에 묻혀

저 까만 것들을 닦아주라 하셨습니다.

 

 

닦아내니 털이 조금 더 수월하게 올라옵니다.

 

 

털이 더디게 올라오고  가려워해서 

스테로이드 연고 처방받을 겸 레이저 치료를 받고 왔습니다.

 

 

아이가 옷 너머로 그루밍을 다시 하지 않을까 카메라를 설치해 놓고

 할 일도 못하고 감시했습니다.

설거지를 하면서도 몇 번씩 고개를 돌려 감시해야 했고 정말 힘든 나날이었습니다.

바느질이 서툴던 저는 밤을 새우며 어떤 모양으로 환묘복을 리폼할지 바늘을 들고

고민도 했었습니다.

 

 

 

그루밍을 하지 못해 스트레스가 더 심해질까 그루밍을 도와줬습니다.

 

 

원래도 가끔 이마에 川 자가 생겼었지만 환묘복을 한 달 정도 입으니 아이 이마에

川 자가 고정되었습니다. 정말 스트레스가 심했나 봅니다.

 

 

환묘복을 입힌 엄마를 혐오하고 있습니다.

 

 

짜잔. 드디어 오버그루밍을 극복하고 아이의 환묘복을 벗겼습니다.

원래도 복부비만이었지만 환묘복을 입고 난 후 움직이고 싶지 않아 하여 살이 많이 쪘습니다.

비만은 고양이의 건강에도 좋지 않으니 환묘복을 벗기는 게 시급했고

벗기게 되어 많이 기뻤습니다.

 

 

분리불안, 오버그루밍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하신가요? 

「고양이 오버그루밍 & 분리불안 극복 - 2」 에서 만나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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